[제3회 세종 서산부인과 글쓰기 대회] 4등 당선작 나○미 / 기적을 진료하는 ‘세종 서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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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 산부인과 작성일 25-08-04 15:54 조회 50회 댓글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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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종 서산부인과 글쓰기 대회] 4등 당선작 나○미
기적을 진료하는 ‘세종 서산부인과’
내 나이 스물 넷 시절, 병원 중에 가장 문턱이 높았던 곳은 산부인과였다. 푸릇푸릇한 이십대가 병원 갈 잔병은 없었지만 산부인과라는 진료과는 미혼 여성에게는 어린 아이에게 치과만큼이나 거부감이 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산부인과 문턱을 넘은 것이 딱 스물 네 살이 되던 해이다. 직장 동기와 함께 손 꼭 붙잡고 갔던 기억이 난다. 무슨 전장에 나가는 듯 “우리 가 보자!”라고 단단히 각오하고 갔었다. 우리의 망설임이 난처하게 아랫배에 젤을 묻히고 초음파를 보는 정도로 아주 아주 싱겁게 검사와 진료는 끝났고 초음파 화면으로 아주 아주 건강한 자궁과 난소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들어갈 때는 두려움과 초조함이 있었다면 나올 때는 별 것 아님과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스물 네 살 산부인과의 높은 문턱을 넘고 나서 몇 해 산부인과는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스물 여덟 결혼을 앞두고 임신과 출산을 위해 아주 낮은 문턱을 쉽게 드나들었다. 자궁이 제 역할을 하고 나니 더더욱 여성 생식기의 건강을 살피게 되었다. 거기에 국가검진까지 나라에서 챙겨주니 적어도 이년에 한 번은 산부인과를 찾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자궁과 부속기관은 내내 안녕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가 열 두 살이 되던 해, 내가 마흔 넷이 되던 해, 일요일, 아이를 출산하는 정도의 아랫배 통증과 허리와 골반통이 있었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주한지 십년이 되었지만 산부인과를 정착하지 못하고 산부인과 난민으로 지냈었다. 그러다가 가까운 지인이 세종 서산부인과를 이야기한 적이 있어 이 참에 거길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월요일 예약 없이 병원에 내원했다. 많은 환자들이 이미 대기 중이었다. 나는 서정원 의사 선생님으로 정해서 순번을 기다렸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돌아왔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초음파를 위해 환의를 했다. 검사 의자에 맨 아래쪽에 앉아 있으라 했고 의사 선생님이 오시기 바로 직전에 검사를 위한 자세를 취하도록 알려주었다.
서정원 의사 선생님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검사를 진행했다. “삐비빅” 소리가 나고 의사선생님이 버튼을 누르고 길이를 잴 때 뭔가 이상이 있구나 싶었다. 검사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다시 환의를 하고 의사선생님이 있는 진료실 의자에 앉았다. 환자라면 이 때가 가장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에게 혹이 있다고 했다. 혹시 모르니 난소암 표지인자 검사도 함께 하고 결과를 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자고 했다.
설명은 명료했다. 이런 경우 의심해야 질환과 검사로 가려내야 할 질환으로 오늘 추가로 필요한 검사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다.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치료하자고 했다. 명료해서 좋았다. 진료를 보고 왔는데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이런 증상과 검사 결과는 다른 질환도 의심해 봐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환자가 궁금해 할 법한 것들을 먼저 이야기 해주고 설명해 주었다.
약력대로 역시 그 동안 큰 병원에서 수많은 사례를 접했구나 느낄 수 있었다. 환자가 불안하지 않도록 설명을 충분히 해 주는 것도 좋았지만 이런 길, 저런 길, 의심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알려주며 설명까지 잘 해 주니 믿음이 갔다. 그리고 치료 방향도 여러 가지 알려주고 치료 계획을 설명해 주니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혼자 거니는 기분이 아니라 목적지를 보여주는 의사 선생님이 같이 동행해 주고 나침반이 되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의 치료 계획과 방향과 방법을 일번, 이번으로 일목요연하게 말로 명확하게 설명해 주어 나 또한 머릿 속에 정리가 잘 되었다. 이건 많은 경험이 있지 않고는 자연스럽게 첫 번 진료와 검사 후에 그렇게 말로 정리해서 해주기가 쉽지 않다. 나는 난소암 표지인자에서는 정상으로 나왔고 그래서 의심질환 하나를 배제할 수 있었고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았다.
치료 방법을 재차 설명해 주었다. 환자는 잘 잊어버린다. 잊어 버리고 싶지 않는데 잊어버릴 수 있다. 혹은 잘 못 들을 수도 있다. 다시 치료 방법을 설명해 주어서 좋았다. 나는 그 중 경구 호르몬제로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치료 방법과 내원 간격을 알려주었다.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내원했다.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했고 그렇게 나는 이년 육 개월 정도 매일같이 함께 했던 경구 호르몬제와 이별했다. 이별에는 기분 좋은 이별과 기분 나쁜 이별이 있는데 약과의 이별은 정말 고대하던 기분 좋은 이별이다.
그렇게 호르몬제 복약이 끝나고 오 개월이 지나던 날 생리가 끝나고 3일 후, 약간의 골반통과 허리통증이 왔다. 혹시나 혹이 다시 커진 것일까? 하는 초조함과 불안한 마음에 산부인과에 먼저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필이면 공휴일이다.
아침밥을 먹으며 남편과 딸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이 공휴일이니까 내일 가 봐야겠다는 나의 말에 딸이 말했다. “엄마, 다니는 병원이 어딘데? 서산부인과 오늘도 진료하는데?” 나는 부랴부랴 씻고 병원으로 향했다. 오늘도 병원에는 환자가 많아따. 공휴일이지만 아픈 사람, 진료가 필요한 사람은 꼭 있는 법, ‘정말 오늘 서산부인과에 너무 너무 감사하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감사하다.’ 라는 생각으로 진료 접수를 했다.
서산부인과는 두 명의 의사선생님이 진료를 한다. 나는 서정원 의사 선생님에게 계속 진료를 봐서 오늘도 서정원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을까 싶어 “저 오늘 서정원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을까요?”라고 진료 접수를 하며 물었다. “그럼요” 라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상대의 유니폼 왼쪽 가슴 위 명찰을 보니 이경아라고 쓰여 있었다. ‘어머낫! 서산부인과 두 명의 의사 선생님 중 한 명, 이경아 의사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접수 데스크에서 환자를 응대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의사 선생님이 접수 데스크에 앉아 있는 것도 놀라울 일이고, 본인이 아닌 다른 의사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환자에게 당황함이 하나도 없이 자연스럽게 응대한다는 것은 ‘오늘 하루뿐만 아니라 바쁠 때는 접수 데스크에서 도와주시기도 했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여기 직원이라면? 좋을 것 같다. 일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즐거워진다. 직원에게 최고의 직장은 고객이든 대상자에게도 최고의 공간이다.
세종으로 내려와서 서산부인과를 알 게 해준 지인에게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다. 다행히 검사를 마치고 나의 혹에는 크기 변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당일 저녁부터 골반통과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아무 문제 없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모든 것이 참 감사하고 다행인 날이었다.
여성의 몸에는 소중한 자궁과 부속기관이 있다. 우리의 몸은 정직하다. 가장 좋은 것은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고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이니 산부인과 검진을 잘 받고 자궁과 부속기관으로 인한 몸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와 검사를 받아 몸을 잘 지켜야겠다. 나는 십대에 엄마의 손을 잡고 산부인과에 간 적이 없지만 나의 딸은 엄마의 손을 잡고 산부인과에 간 경험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쓰면서 했다.
누구나 엄마의 자궁에서 열 달을 자라 탯줄을 끊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나의 나이 마흔 일곱, 세상을 살다보니 정말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 태어날 때도 엄마의 산도를 지나오느라 안간힘을 썼을 텐데 세상살이는 어쩌면 더 혹독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엄마의 자궁에서의 포근함과 산도를 지나온 힘으로 위로받기도 하고 힘을 내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김종삼 시인의 「어부」에서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라는 시구처럼, 삶은 기적이다. 삶과 꼭 닮은 글자 사람도 기적이다. 그렇게 사람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여성도 기적이다. 그런 사람을 진료하는 진료과, 산부인과도 기적이다.
진료 잘 하고 믿음직스러운 공휴일도 진료하는 서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들과 직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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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물 네 살 산부인과의 높은 문턱을 넘고 나서 몇 해 산부인과는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스물 여덟 결혼을 앞두고 임신과 출산을 위해 아주 낮은 문턱을 쉽게 드나들었다. 자궁이 제 역할을 하고 나니 더더욱 여성 생식기의 건강을 살피게 되었다. 거기에 국가검진까지 나라에서 챙겨주니 적어도 이년에 한 번은 산부인과를 찾아가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자궁과 부속기관은 내내 안녕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가 열 두 살이 되던 해, 내가 마흔 넷이 되던 해, 일요일, 아이를 출산하는 정도의 아랫배 통증과 허리와 골반통이 있었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주한지 십년이 되었지만 산부인과를 정착하지 못하고 산부인과 난민으로 지냈었다. 그러다가 가까운 지인이 세종 서산부인과를 이야기한 적이 있어 이 참에 거길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월요일 예약 없이 병원에 내원했다. 많은 환자들이 이미 대기 중이었다. 나는 서정원 의사 선생님으로 정해서 순번을 기다렸다. 드디어 나의 차례가 돌아왔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초음파를 위해 환의를 했다. 검사 의자에 맨 아래쪽에 앉아 있으라 했고 의사 선생님이 오시기 바로 직전에 검사를 위한 자세를 취하도록 알려주었다.
서정원 의사 선생님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검사를 진행했다. “삐비빅” 소리가 나고 의사선생님이 버튼을 누르고 길이를 잴 때 뭔가 이상이 있구나 싶었다. 검사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다시 환의를 하고 의사선생님이 있는 진료실 의자에 앉았다. 환자라면 이 때가 가장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에게 혹이 있다고 했다. 혹시 모르니 난소암 표지인자 검사도 함께 하고 결과를 보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자고 했다.
설명은 명료했다. 이런 경우 의심해야 질환과 검사로 가려내야 할 질환으로 오늘 추가로 필요한 검사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다.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치료하자고 했다. 명료해서 좋았다. 진료를 보고 왔는데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이런 증상과 검사 결과는 다른 질환도 의심해 봐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환자가 궁금해 할 법한 것들을 먼저 이야기 해주고 설명해 주었다.
약력대로 역시 그 동안 큰 병원에서 수많은 사례를 접했구나 느낄 수 있었다. 환자가 불안하지 않도록 설명을 충분히 해 주는 것도 좋았지만 이런 길, 저런 길, 의심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알려주며 설명까지 잘 해 주니 믿음이 갔다. 그리고 치료 방향도 여러 가지 알려주고 치료 계획을 설명해 주니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혼자 거니는 기분이 아니라 목적지를 보여주는 의사 선생님이 같이 동행해 주고 나침반이 되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의 치료 계획과 방향과 방법을 일번, 이번으로 일목요연하게 말로 명확하게 설명해 주어 나 또한 머릿 속에 정리가 잘 되었다. 이건 많은 경험이 있지 않고는 자연스럽게 첫 번 진료와 검사 후에 그렇게 말로 정리해서 해주기가 쉽지 않다. 나는 난소암 표지인자에서는 정상으로 나왔고 그래서 의심질환 하나를 배제할 수 있었고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았다.
치료 방법을 재차 설명해 주었다. 환자는 잘 잊어버린다. 잊어 버리고 싶지 않는데 잊어버릴 수 있다. 혹은 잘 못 들을 수도 있다. 다시 치료 방법을 설명해 주어서 좋았다. 나는 그 중 경구 호르몬제로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치료 방법과 내원 간격을 알려주었다.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내원했다. 주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했고 그렇게 나는 이년 육 개월 정도 매일같이 함께 했던 경구 호르몬제와 이별했다. 이별에는 기분 좋은 이별과 기분 나쁜 이별이 있는데 약과의 이별은 정말 고대하던 기분 좋은 이별이다.
그렇게 호르몬제 복약이 끝나고 오 개월이 지나던 날 생리가 끝나고 3일 후, 약간의 골반통과 허리통증이 왔다. 혹시나 혹이 다시 커진 것일까? 하는 초조함과 불안한 마음에 산부인과에 먼저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필이면 공휴일이다.
아침밥을 먹으며 남편과 딸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이 공휴일이니까 내일 가 봐야겠다는 나의 말에 딸이 말했다. “엄마, 다니는 병원이 어딘데? 서산부인과 오늘도 진료하는데?” 나는 부랴부랴 씻고 병원으로 향했다. 오늘도 병원에는 환자가 많아따. 공휴일이지만 아픈 사람, 진료가 필요한 사람은 꼭 있는 법, ‘정말 오늘 서산부인과에 너무 너무 감사하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감사하다.’ 라는 생각으로 진료 접수를 했다.
서산부인과는 두 명의 의사선생님이 진료를 한다. 나는 서정원 의사 선생님에게 계속 진료를 봐서 오늘도 서정원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을까 싶어 “저 오늘 서정원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을까요?”라고 진료 접수를 하며 물었다. “그럼요” 라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상대의 유니폼 왼쪽 가슴 위 명찰을 보니 이경아라고 쓰여 있었다. ‘어머낫! 서산부인과 두 명의 의사 선생님 중 한 명, 이경아 의사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접수 데스크에서 환자를 응대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의사 선생님이 접수 데스크에 앉아 있는 것도 놀라울 일이고, 본인이 아닌 다른 의사 선생님에게 진료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환자에게 당황함이 하나도 없이 자연스럽게 응대한다는 것은 ‘오늘 하루뿐만 아니라 바쁠 때는 접수 데스크에서 도와주시기도 했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여기 직원이라면? 좋을 것 같다. 일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즐거워진다. 직원에게 최고의 직장은 고객이든 대상자에게도 최고의 공간이다.
세종으로 내려와서 서산부인과를 알 게 해준 지인에게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도 했다. 다행히 검사를 마치고 나의 혹에는 크기 변화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당일 저녁부터 골반통과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아무 문제 없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모든 것이 참 감사하고 다행인 날이었다.
여성의 몸에는 소중한 자궁과 부속기관이 있다. 우리의 몸은 정직하다. 가장 좋은 것은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고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이니 산부인과 검진을 잘 받고 자궁과 부속기관으로 인한 몸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미루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와 검사를 받아 몸을 잘 지켜야겠다. 나는 십대에 엄마의 손을 잡고 산부인과에 간 적이 없지만 나의 딸은 엄마의 손을 잡고 산부인과에 간 경험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쓰면서 했다.
누구나 엄마의 자궁에서 열 달을 자라 탯줄을 끊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나의 나이 마흔 일곱, 세상을 살다보니 정말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 태어날 때도 엄마의 산도를 지나오느라 안간힘을 썼을 텐데 세상살이는 어쩌면 더 혹독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엄마의 자궁에서의 포근함과 산도를 지나온 힘으로 위로받기도 하고 힘을 내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김종삼 시인의 「어부」에서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라는 시구처럼, 삶은 기적이다. 삶과 꼭 닮은 글자 사람도 기적이다. 그렇게 사람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여성도 기적이다. 그런 사람을 진료하는 진료과, 산부인과도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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